2026년 5월, 미국 대통령이 거의 10년 만에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두 정상은 협력을 말했지만, 무역과 기술과 대만을 둘러싼 긴장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충돌을 알로센트리즘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 무엇이 갈등을 만드는가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부상하는 강국과 기존 패권국 사이의 오랜 긴장을 닮았습니다. 학자들은 이를 투키디데스 함정이라 부릅니다. 2025년 양국은 100퍼센트가 넘는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 전쟁을 벌였고, 반도체와 희토류, 첨단 기술을 둘러싸고 충돌하였습니다.
2025년 가을 휴전에 합의한 뒤, 2026년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안정적 관계를 다짐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만 문제에서 시진핑 주석은 잘못 다루면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같은 무역과 기술을 두고 한쪽은 안보라 부르고 다른 쪽은 견제라 부릅니다. 두 나라의 경제를 합하면 세계 생산의 절반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 충돌의 무게는 그만큼 무겁습니다.
미러 이미징 — 상대를 거울로 보는 착각
미러 이미징은 상대도 나처럼 행동하리라 가정하는 인지적 편향입니다. 미국은 자국이 누려 온 패권의 경험을 중국에 투사합니다. 그래서 중국의 부상을 곧 세계 질서를 자기 방식대로 다시 짜려는 시도로 읽습니다.
반대로 중국은 미국을 쇠퇴를 막으려 후발 주자를 포위하는 패권국으로 읽습니다. 두 나라 모두 상대의 방어적 행동을 공격의 신호로 해석합니다. 투키디데스 함정의 본질이 바로 이 거울입니다.
필자가 보기에, 두 강국의 위험은 서로가 상대를 자신의 야심으로 비추어 본다는 데 있습니다.
알로센트리즘(Allocentrism)이란?
'타자(Allo)'를 인식의 '중심(centrum)'에 두는 사고방식입니다.
미러 이미징의 반대 개념으로, 상대를 상대의 언어와 논리로
이해할 때 비로소 협력이 가능해집니다.
알로센트리즘 — 상대의 눈으로 세상 보기
알로센트리즘은 세계의 중심을 나에서 상대로 옮기는 인지적 전환입니다. 중국의 태도를 이해하려면 근대의 굴욕과 주권에 대한 집착, 성장과 안정에 기댄 체제의 논리를 그들의 언어로 읽어야 합니다. 동시에 미국의 견제를 단순한 패권욕으로 보지 않고, 규칙 기반 질서와 동맹에 대한 오랜 책임 의식으로 읽어야 합니다.
시진핑 주석이 양국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그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어느 쪽을 정당화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충돌의 비용을 줄일 접점을 찾기 위한 전제입니다. 존중받고 싶다는 상대의 욕구를 무시하면 협상은 늘 벽에 부딪힙니다. 같은 구도의 다른 사례는 앞선 글에서 다루었습니다.
협력의 가능성과 반론
두 나라는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서로의 최대 교역 상대이기도 합니다. 무역과 기후, 보건처럼 협력이 불가피한 영역이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권위주의 강국의 부상을 이해하는 것이 곧 양보이며 안보를 위협한다는 비판입니다. 그러나 상대의 진짜 동기를 모르는 강경책은 오판과 우발적 충돌의 위험만 키웁니다. 정확한 이해가 곧 억지력의 토대입니다. 경쟁과 공존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결론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미러 이미징이 어떻게 강대국을 함정으로 몰아가는지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충돌을 피하는 첫걸음은 상대를 자신의 거울이 아니라 상대의 눈으로 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렌즈로 중국과 일본의 동아시아 경쟁을 분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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