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vs 영구 라이선스, 5년의 값
예전에는 소프트웨어를 한 번 사면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지금은 같은 프로그램을 매달 빌려 쓰는 쪽이 기본이 됐습니다. 흔한 설명은 회사가 돈을 더 걷으려고 바꿨다는 것입니다.
그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절반입니다. 같은 회사가 두 방식을 나란히 팔면서 가격표와 지원 종료일을 함께 공개해 두었기 때문에, 무엇이 어떻게 갈리는지 숫자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79,000원과 125,000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한국 표시 가격을 보겠습니다. 오피스 홈 2024는 179,000원 일회성 구매이며, 윈도우 PC 또는 맥 1대에 설치할 수 있고 워드와 엑셀과 파워포인트와 원노트가 들어 있습니다. 제품 설명에는 업그레이드 옵션이 없으므로 새 버전으로 가려면 비용을 내고 새로 사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은 연간 125,000원이거나 월 12,500원입니다. 동시에 5대까지 로그인할 수 있고 1TB의 클라우드 저장소가 붙으며, 워드와 엑셀 외에 아웃룩과 팀즈와 디펜더와 코파일럿까지 포함됩니다.
5년으로 늘여 보면 영구는 179,000원 한 번이고, 구독은 연간 결제로 625,000원, 월간 결제로 750,000원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답이 정해진 것처럼 보입니다.
미러 이미징 - 서로를 자기 지출표로 잽니다
구독을 쓰는 쪽이 영구 라이선스를 두고 하는 말은 정해져 있습니다. 몇 년 지나면 구닥다리가 된다, 새 기능은 하나도 안 들어온다, 결국 다시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구를 쓰는 쪽의 말도 정해져 있습니다. 쓰지도 않는 기능까지 묶어 놓고 매달 걷어 간다, 결제를 멈추면 내가 만든 파일도 제대로 못 여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두 말 모두 상대가 자기와 같은 조건에서 쓴다고 가정합니다. 한쪽은 기기 여러 대에서 매일 문서를 만드는 자리에서 값을 재고, 다른 쪽은 노트북 한 대에서 가끔 문서를 여는 자리에서 잽니다.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이 두 자리에서 값이 같을 수 없습니다.
구독과 영구를 가른 것은 인심이 아니라 지출을 언제 끝낼지, 그리고 그 끝이 실제로 언제 오는지에 대한 서로 다른 답입니다. 두 렌즈의 정의는 핵심이론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알로센트리즘 - 영구는 소유가 아니라 5년 선불입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영구 라이선스의 영구는 파일이 열린다는 뜻이지 지원이 계속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수명 주기 문서는 오피스 2024가 2024년 10월에 나왔고 지원이 2029년 10월에 끝난다고 적고 있습니다. 앞 세대인 오피스 2021은 2021년 10월에 나와 2026년 10월에 끝납니다. 두 세대 모두 약 5년입니다.
그러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179,000원을 60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약 2,983원입니다. 구독의 연간 125,000원은 한 달에 약 10,417원입니다. 월 환산으로 약 3.5배 차이입니다. 영구를 사는 일은 소유가 아니라 5년치를 선불로 내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 3.5배가 무엇을 사는지도 함께 봐야 공정합니다. 1대가 5대가 되고, 1TB 저장소가 붙고, 앱이 네 개에서 여덟 개 남짓으로 늘고, 무엇보다 지원 종료일이 사라집니다. 구독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일 자체가 없습니다.
| 항목 | 오피스 홈 2024 |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 |
|---|---|---|
| 값 | 179,000원 한 번 | 연 125,000원 또는 월 12,500원 |
| 설치 대수 | 1대 | 동시 로그인 5대 |
| 클라우드 저장소 | 없음 | 1TB |
| 다음 버전 | 업그레이드 옵션 없음, 새로 구매 | 유지하는 동안 계속 |
| 지원 종료 | 2029년 10월 | 종료일 없음 |
| 5년 지출 | 179,000원 | 625,000원 또는 750,000원 |
그래서 핵심 문장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구독이 비싼 것은 욕심이 아니라 종료일을 없애는 값입니다. 영구가 싼 것은 인심이 아니라 5년 뒤에 다시 결정하라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미리 확정하고 무엇을 나중으로 미룰지가 값을 가른다는 점은 RAW와 JPEG를 비교한 글에서 본 구조와 닮았습니다.
반론 - 5년 선불이라는 계산에도 전제가 있습니다
첫째, 5년을 다 쓴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2년 쓰고 갈아치우면 월 환산이 두 배가 됩니다. 반대로 지원이 끝난 뒤에도 그냥 쓰신다면 월 환산은 더 내려갑니다. 지원 종료가 프로그램을 멈추는 것은 아니고 보안 업데이트가 끊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붙는 문서 프로그램에서 그 위험을 어떻게 볼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둘째, 구독을 멈추면 무엇이 남는지도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지원 문서는 구독이 끝나면 문서를 열고 인쇄할 수는 있지만 편집하거나 새로 만들 수는 없다고 적고 있습니다. 파일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편집 권한은 결제와 함께 끊깁니다. 영구 라이선스에는 이 조건이 없습니다.
셋째, 값 자체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구독료는 회사가 언제든 조정할 수 있고 실제로 조정돼 왔습니다. 영구는 산 값이 그대로 남습니다. 5년 뒤의 구독 총액을 지금 가격으로 계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이며, 위의 625,000원도 그 전제 위에 있습니다.
결론 - 무엇을 기준으로 고르면 되는가
노트북 한 대에서 문서를 가끔 여시고 클라우드 저장소가 따로 필요 없으시면 영구 쪽이 맞습니다. 5년에 179,000원이면 월 3,000원이 채 안 됩니다. 대신 2029년 10월이라는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시면 됩니다. 그날이 다시 결정할 때입니다.
기기가 여러 대이거나 밖에서도 같은 문서를 여셔야 한다면 구독이 맞습니다. 5대와 1TB를 따로 마련하는 값을 생각하면 3.5배가 그렇게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습니다. 아웃룩이나 팀즈를 실제로 쓰신다면 더 그렇습니다.
정하기 어려우시면 기준을 하나로 좁혀 보시면 됩니다. 지출을 끝내고 싶으신지, 아니면 종료일을 없애고 싶으신지입니다. 두 방식의 값 차이는 결국 그 질문에 매긴 값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를 놓고, 같은 구독료가 어디에 쓰이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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